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그녀는 수녀를 춤추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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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그녀는 수녀를 춤추게 해~

봄꽃 0 1,018 07.29 15:33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방식은 다르고,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도 제각각이다.
삶이 완성되어 가는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일들일명 버킷리스트
그 사람의 얼굴처럼 모두 다르다.
지난 토요일, 우리에게는 아주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그녀의 버킷리스트였는지는 모르지만,
속초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에 가기 위해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표를 구입했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 병원 환우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치의 몰핀을 맞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던 분이었다.
결국 그녀의 흠뻑쇼 작전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누군가의 만류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컨디션으로는 무리라는 것을.

그녀의 실망은 단지 콘서트에 가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다는 걸, 우리는 안다.

싸이의 흠뻑쇼는 아니었지만우리는 병동에서 그녀만을 위한 미니 흠뻑쇼를 준비했다.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위한 마음에는 주저함도 창피함도 없었다.

그녀의 상태를 걱정해서 한사코 말렸던 간호팀장 수녀님이 어찌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나는 그저 따라만 했는데도, 우리는 꽤 훌륭한 한 팀이 되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주사기로 연신 물을 뿌렸고,
음악이 흐르는 실내정원에서 우리는 웃고, 춤추고, 외쳤다.
몸은 젖지 않았지만, 마음은 충분히 흠뻑 젖었다.
동영상을 찍고 있던 동생의 눈에서도,
증 속에서도 소리를 지르며 즐겼던 그녀의 눈에서도,
이 공연의 사연을 들은 다른 병실의 보호자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사실,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잔잔한 감동과 위로가 스며들었다.
그녀를 위한 무대였지만그 순간 우리는 삶이 무엇인지,
존재가 서로에게 어떤 울림이 될 수 있는지를 배웠다.

 

삶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춤추게 한다.
때론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작은 무대가우리 자신에게도 가장 진한 응원이 된다.

 

그날, 공연을 통해 깨달았다.
행복은 이루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마음속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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